발단
저는 평택에 3층짜리 다가구 주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택에서 평택까지는 한 한시간 남짓 거리가 있어서 대부분의 관리는 평택에 거주하시는 분께 한 달에 얼마정도 드리면서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9월 즈음에 2층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에도 자잘한 건물관리를 맡겨놓았던 터라 문제가 생기면 관리해주시는 분께서 적당한 설비업자분께 의뢰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사진이나 영수증을 보내고 받아 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누수 문제는 작업을 했다고 했는데, 해결이 되지 않고 누수가 지속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와중에 갑자기 2층 세입자가 '나가겠다 돈 돌려달라' 뭐 이런 식으로 나오니 골치가 좀 아파졌습니다. 그래서,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상황파악
아래 사진의 2층 빨간 점 부분이 대략 누수 위치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설비업체에서 누수 부분에 일단 별도의 칸막이를 달아놔서 여닫을 수 있게 설치를 해주었습니다. 화장실 변기쪽의 누수가 확인 되어 그걸 처리하고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쪽 누수가 원인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1차로 원인파악을 했다는 업체에서는 저 빨간 점 바로 위 방의 난방배관(가스주입)을 확인했고, 누수 부위 바로 윗부분 3층 바닥을 파보아도 아무런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즉, 어딘가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콘크리트에 발생한 아주 작은 균열들을 타고 흐르고 흘러 저 구석 지점에서 물이 흘러 내린 것입니다.
경과 (1)
1차 업체에서 누수 원인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좀 더 경험 많은 업체를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홈페이지도 그럴듯하고 자격증이나 기타등등 오랫동안 체계가 잡혀있어 보이는 회사에 의뢰를 했습니다.
1차 누수 탐지로 4시간동안 누수되는 바로 위층 난방 배관을 확인했는데, 미세하게 가스가 센다는 이유로 세입자에게 난방이나 온수 사용시 배관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쓰라고 얘기해주고 나왔습니다. 추후 누수량에 따라 그것이 원인이 될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말인즉슨 배관에 미세한 균열이 있을 경우, 온수나 난방을 사용하는 동안 열에 의해 균열이 더 벌어져서 누수량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1주일 정도 관찰결과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2차 누수 탐지로 역시 4시간동안 다른 방과 하수도, 전체 상수도관을 확인했는데, 역시 누수의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집의 어디를 아직 탐지를 못했는데, 그 부분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는 정도만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1차 탐지에는 업체 대표가 2차 탐지에는 임원이 왔는데, 뭐 결과는 없었습니다.
주의!
큰 업체들의 좋은 점은 체계적(?)으로 보이며,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자동차, 작업복, 그외 장비들 등등)
이런 큰 업체들은 비교적 쉬운 누수(예를 들어, 아파트)를 해결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서, 조금만 어려운 문제들이 나와도 적당히 돈 받고 버립니다. 그들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어쨋거나 업계 표준이라면서 탐지비용에만 30만원이 든다는 말로 탐지를 하는 척하면서 30만원을 받아챙깁니다.
- 뒤늦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런 업체들 정말 괴씸하다는 것 말고는,..
2차 탐지 후, 아직 탐지 하지 않은 부분의 문제(태양광 온수)라고 판단하고 임의로 태양광 온수 사용을 중지했고, 마저 이 부분도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역시, 추측으로만 판단한 것으로는 원인 해결이 되지 않고 처음 누수 이후 부터 6개월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이 흐르게 된 것은 매번 탐지할 때와 추측성 원인 제거 작업을 할 때마다, 전후로 누수량이 줄었다 늘었다가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누수 관련 업자들의 공통된 한 마디 < 작업 이후 최대 2달까지 누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말 때문에, 문제 해결(!) 혹은 미해결(!) 로 판단하는데 까지 시간이 계속 지연되었습니다.
경과 (2)
앞의 두 번의 의뢰가 실패함에 따라 확실한 문제 해결자를 찾아야 했습니다.
앞의 두 번의 실패를 경험으로 다음과 같은 사안을 알게 되었습니다.
- 다가구 주택 누수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아파트와는 달리 배관이 모두 바닥(슬라브)에 매설되어 있어 직접 눈으로 누수를 관찰하기 힘들다.
- 세대마다 계량기가 달려 있거나 배관이 독립적으로 매설되어 있다면 그나마 원인 추적이 용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 해결된다면 돈이 얼마건 상관없지만, 해결하지 못한다면 돈 한 푼도 내어줄 수 없다.
그래서, 다가구 주택 누수 문제 경험과 돈 문제를 기본으로 업체를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연락을 한곳은 < 미래종합설비 (안산누수탐지) - 박준영, 031-401-7788, 010-5396-7788 > 였습니다. 자기는 지금 일정이 많아 힘들고, 잘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안산누수탐지 시공일지 - 미래종합설비
미래종합설비 미래종합설비는 30년 이상 경력으로 누수탐지, 배관공사, 해빙, 온수기, 보일러 등 전문 면허...
blog.naver.com
위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이 < 서광설비 - 이경승, 010-6362-5612 > 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도 처음에는 이틀 뒤에 방문해서 해결해주시겠다고 하더니, 다음 날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곳의 일이 길어져서 다른 분을 소개시켜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안산누수 서광설비
안산누수, 상록누수, 사동누수, 주택누수, 아파트누수, 건물누수, 공장누수, 난방누수, 소방누수탐지, 수도배관공사, 가스보일러설치
www.nusuok.co.kr
그렇게, 마지막으로 소개받은 업체는 < 누수탐지의달인 - 권오균, 010-3300-2043 > 입니다.
누수탐지의달인 : 네이버 블로그
누수탐지의 달인은 40년의 경력과 자체 개발한 특ㅡ유의 고ㅡ 성능 장비와 뛰어난 판단력과 순발력으로 타ㅡ업체에서 해결하지 못한 오 ㅡ래된 누수 어ㅡ려운 누수 전문 해결사 임을 자부하며
blog.naver.com
이 세 업체를 모두 알려드리는 것은 우선 이 분들은 누수를 해결하지 못 하면 어떻게 되냐는 말에, '돈 못 받는 거지 뭐~' 이렇게 얘기하셨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화하면서 이렇게 얘기하시는게, 홈페이지에서 "절대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라고 쓰여 있는 것보다 더 믿음이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들어가보면, 최근 글들이 거의 없고, 오래된 글들에는 다가구 주택 문제 해결한 글들이 여럿 보입니다.
마지막에 연결된 누수탐지의달인 - 권오균 님이 얘기하시기로는 이제 그런거 - 블로그 - 하지도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알음알음으로 들어오는 일들만 하신다고,... 경력도 경력이니 만큼 나이도 꽤 많으신 분들이라 블로그나 홈페이지 모시면 대충 감은 오시리라 생각됩니다.
모두 안산에 있는 업체인데, 추측하기로는 안산에 다가구 주택이 많아서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으신 분들도 많고 일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과 (3)
권오균 님은 우선 2층 누수 상태를 확인한 뒤, 계약서를 쓰셨습니다. 말씀하시기로는 계약서 안쓰면 바로 챙겨서 집에 간다고,... 해서 약간 반신반의 반강제(?)적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어쨋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이미 두 개의 업체가 해결하지 못 한 문제이므로, 백만원(1,000,000원)을 기재했음에도 사인했습니다.
해결만 된다면야 돈이 얼마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벌써 몇 번을 왕복했고, 이런 저런 조치를 하느라 허툰데 쓴 돈만해도 그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어쨋거나 계약서 작성 후 탐지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자체 제작한 장비(위 사진)라고 하는데, 약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장비처럼 보이고, 약간은 허접해보이지만, 나름 편리해보이는 장치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얘기해주시기로는
-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콤프레셔를 사용하지 않아서 조용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
-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질소 95%- 수소 5%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질소 90% - 수소 10% 가스를 특별 주문해서 사용한다.
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전 업체에 비해 콤프레셔 사용이 없어 비교적 조용하게 탐지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소 10% 라 폭발 위험성 같은게 조금 있을지 모르겠는데, 가스통 자체를 집 밖 자동차에 두고, 긴 호스를 연결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고, 더 능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인 파악
결론부터 말하면, 아래 그림에서 빨간 점 부분이 아래층 누수 위치였는데, 3층(위층) 누수 부위는 파란 점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멀리 떨어져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의 평면도는 2층의 평면도를 편의상 가져다 놓은 것인데, 3층은 점선과 같이 4개 호실로 나누어져 있어서, 앞의 두 업체들은 301호에만 탐지를 하고 302호는 거의 탐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두 번째 업체가 2번째 탐지 때 탐지를 하면서 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 했던 것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권오균 님의 말로는 < 이걸 왜 두 개나 와서 못 찾아? > 였습니다.
일단, 찾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집주인이면서도 몰랐던게 참 창피하지만,) 각 호실별로 계량기가 별도로 달려있지는 않지만, 각 집의 배관이 호실별로 구분되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위치상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찾기 어려운 누수는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업과정
탐지해낸 부분은 싱크대 아래쪽이었습니다.
아래 그림의 세 번째 사진의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문제였고, 본래 공사를 이런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관을 휘어서 매설하는 것이 아니라 맨 마지막 사진 처럼 직각으로 이어지는 조인트 같은것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네 번째 사진을 보면 휘어진 부분에서 물이 세면서 주입했던 가스 때문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기포들이 보입니다.
휘어진 부분에서 매우 미세한 균열이 있었고, 눈으로 봐서는 어디 틈새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본래 누수가 있던 관 바로 위해 하얀 배관이 난방 배관입니다.
누수량이 오락가락 했던 것이 아마도 난방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서 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업체가 와서 변기쪽 누수가 있다고 작업해 둔 것을 다시 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업체 욕을 엄청 하시더라구요. '이것도 일꾼이라고 이런식으로 실리콘만 덕지덕지 발라 놓고 가냐고,.. '
그렇게 해 놓고 준 돈 생각하면, 저도 안구에 습기가 찹니다. ㅠ
301호와 302호 모두 변기 처음 설치시부터 약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양 쪽 다 약간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마저 마무리 해주시고 가셨습니다.
이걸 안 해놓고 가면 나중에 또 불려와서 해야 한다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누수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업체 두 군데나 다녀갔는데 해결을 못했다고 해서 조금 가격을 높게 부르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작업이 어렵거나 그리 크지 않아서 마저 변기까지 봐주신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 일당으로 100만원을 버신것이니.. ?!? - 아 물론, 혼자서 하신 것이 아니라 두 분이 오셔서 하신 것이지만,...
결론
누수 관련 업자들의 공통된 한 마디 < 작업 이후 최대 2달까지 누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말에 따라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일단 원인을 찾았다는 점에서 여기서 마무리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누수가 더 있다면, 또 저 분을 호출해야겠지요. ㅋ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큰 업체라고 해서 경험이 많고 책임지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큰 업체들은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어서, 시간 내에 해결을 하지 못 하면, 그냥 버려두고 다음 스케쥴로 이동합니다. 큰 업체일 경우, 일 처리하는 겉모양이 깨끗해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실제로 그렇게 책임감이 강하지도 않고, 그렇게 일을 잘 하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주의해야할 점은 업체가 누수 탐지에만 30만원이고, 문제를 파악하건 아니건 이건 업계의 기본이다 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논리로는 <누수는 99% 탐지를 해내지만, 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탐지를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 그 1%가 나였네? > 는데, 정작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서 무책임하게 돈만 챙기는 거야말로 기본이 아닌거죠.
거꾸로 저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분이야 말로 약간 허름한 복장에, 장비도 약간은 허접해 보이지만, (실제로 장비는 큰 업체에서 쓰는 거와 같은 것입니다.) 책임감있게 <해결 못 하면 돈 안받는다> 고 말하고, 실제로 끝까지 책임져 주시는 분들이었고, 이런 분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누수 문제가 이래저래 다루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바로 문제 상황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도 약 한 달여간 누수는 지속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세어나온 물이 바닥 어딘가에 고여있고, 세어나온 물이 다 빠지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반신반의 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